빛나는 가시를 세우고 너에게 갈게
보고 듣는 것이 죄악이어서 무엇도 유예하지 못 하고 부서져 완전해진 무늬가 되어 헤엄칠 때.
우리가 나눠가진 입자들 일제 진동한다 지느러미를 펼치니 너와 나의 그믐.
어쩌면 이렇게 단단하고 빛나는 것을 몸 안에 담가두었니.
뼈, 거품 속에서 떠오른 얼굴. 그 얼굴은 심장에서 가장 먼 곳에 있어 네가 머물던 자리에 다른 비참이 들어선다. 서로를 흉내 내다가 서로에게 흉凶이 되는 순간. 늑골을 숨기고 촉수를 오래 어루만지면
우리는 두 개의 날카로운 비늘. 아름다운 모서리가 남겨졌다.
아직은 목젖을 붉게 적시며 구체적인 오후를 꿈꾸고, 잃어버린 세 번째 아가미를 찾아 돌아올 수 있을 거야. 그렇다면 깊이 고인 맹목도 헛된 문장만은 아닐 것
그러니 함께. 멀리로 가자
아름다울 몫이 남아 있다.
(이혜미, 투어鬪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