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두 시의 그림자를 닫고 네게 도착하였다
지갑을 열고 지금 이곳의 태양을 쏟아냈다
손바닥을 닫은 뒤에
죽은 이의 사진 속으로 들어갔다
중국어를 들었다
잠을 잠그고
베이징을 열고
낯선 이름을 대며 인사를 했다
니 하오,
날개가 돋는 중국의 새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가능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에게 폐쇄된 너의 뒷모습을 사랑하였다
거울 속에서도
공사현장에서도
그것을 열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을
혼자 물끄러미 손을 넣어보는 시간이 있다
수긍할 수 없을 때가 있다
라고 말한 뒤에
캄캄하게
나를 쾅,
닫아버렸다
중국의 새들이 날아오르는 하늘과
손바닥으로 만든 차양과
가난한 햇살 아래
그림자를 열고 들어갔다
새들이 나를 닫을 때까지
살아 있었다
새들의 그림자를 정성스럽게
하나하나 열었다
(이장욱, 개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