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옮겼습니다. 여기 있는 글들은 보관할 것이지만 앞으론 coldcavern.tistory.com으로 와주세요. 지금까지 들러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오후 두 시의 그림자를 닫고 네게 도착하였다

지갑을 열고 지금 이곳의 태양을 쏟아냈다

손바닥을 닫은 뒤에

죽은 이의 사진 속으로 들어갔다

중국어를 들었다


잠을 잠그고

베이징을 열고

낯선 이름을 대며 인사를 했다

니 하오,

날개가 돋는 중국의 새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가능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에게 폐쇄된 너의 뒷모습을 사랑하였다

거울 속에서도

공사현장에서도

그것을 열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을


혼자 물끄러미 손을 넣어보는 시간이 있다

수긍할 수 없을 때가 있다

라고 말한 뒤에

캄캄하게

나를 쾅,

닫아버렸다


중국의 새들이 날아오르는 하늘과

손바닥으로 만든 차양과

가난한 햇살 아래

그림자를 열고 들어갔다

새들이 나를 닫을 때까지

살아 있었다

새들의 그림자를 정성스럽게

하나하나 열었다



(이장욱, 개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