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침묵이 이별식장에 흐르고 있었다
찬란했던 사랑은 타인의 발에 밟히는데
결별하는 너와 나
주섬주섬 눈물을 수거하고 있는 사이
침통한 노래는 불리어지고
예정된 이별여행마저 취소해버렸다
예기치 않은 홀로서기
아무 일 없듯이 살아갈 수 있을까
슬픔 대신 불어 터진 국수를
꾸역꾸역 목구멍으로 우겨넣고 있겠지
습관적으로 들이켰던 블랙커피처럼
쓰디쓴 추억을
빛바랜 사진 들여다보듯
다시 설탕 찍어 오물대지 않겠다
미안하다
죽도록 그리워도
나는 결코
네 마음 근처를 서성이지 않을 것이다
(공석진, 이별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