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옮겼습니다. 여기 있는 글들은 보관할 것이지만 앞으론 coldcavern.tistory.com으로 와주세요. 지금까지 들러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무거운 침묵이 이별식장에 흐르고 있었다

찬란했던 사랑은 타인의 발에 밟히는데


결별하는 너와 나

주섬주섬 눈물을 수거하고 있는 사이

침통한 노래는 불리어지고

예정된 이별여행마저 취소해버렸다


예기치 않은 홀로서기

아무 일 없듯이 살아갈 수 있을까

슬픔 대신 불어 터진 국수를

꾸역꾸역 목구멍으로 우겨넣고 있겠지


습관적으로 들이켰던 블랙커피처럼

쓰디쓴 추억을

빛바랜 사진 들여다보듯

다시 설탕 찍어 오물대지 않겠다


미안하다

죽도록 그리워도

나는 결코

네 마음 근처를 서성이지 않을 것이다



(공석진, 이별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