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서덕준, 세상의 빛깔

괴물도, 물개도 아닌 개물 2018. 1. 2. 09:01

모든 빛은 전부 네게로 향하고

꽃가루와 온갖 물방울들은 너를 위해서 계절을 연주하곤 해

모든 비와 강물은 너에게 흐르고 구름이 되고

다시금 나를 적시는 비로 내려와


모든 꽃잎과 들풀, 그리고 은빛과 금빛의 오로라는

세상이 너를 표현할 수 있는 수많은 빛깔이야

밤이면 네가 하늘을 잔뜩 수놓는 바람에 나는 아득하여

정신을 읽곤 하지


아,

세상에 너는 참 많기도 하다



(서덕준, 세상의 빛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