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서덕준, 따뜻한 문장

괴물도, 물개도 아닌 개물 2017. 3. 14. 14:59

마음 한구석이 찢어졌구나,

아픈데도 말 한 마디 없었어?

삶이 그보다도, 아팠나 보다.

이리 와, 따듯한 문장에 그은 밑줄을 가져다가

다친 마음을 꿰매어 줄게.


울음이 새벽보다 이르게 시작되는 날이 많아졌어,

무엇이 이렇게 너를 강이 되어 흐르게 하니

우는 일이 죄가 되지 않도록

네가 울음을 쏟는 동안

나는 녹음된 빗소리가 될게.

내가 더 젖을게.


그러니까, 그러니까 나는

네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서덕준, 따뜻한 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