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모든 것은

괴물도, 물개도 아닌 개물 2015. 7. 14. 15:42

모든 것은 처음이 가장 아름답다.

새것을 걸치지 않은 본연 그대로의 신선함, 풋풋함, 익숙함. 시간이 지나며 여러 겹이 쌓이면 본질이 바뀌기 마련이고, 그것은 늘 낯설며 무겹일 때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부른다. 바뀌고 개선한다 한들 처음의 아름다움을 넘어서지 못 한다. 이것은 나도, 내가 사랑하는 이들도, 내가 싫어하는 이들도 마찬가지이다. 변화를 막을 방법이 없지만, 변화가 달갑지 않다. 변화는 시대의 흐름이 있다면 무조건적으로 존재해야 하지만, 만일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일 수 있다면 그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 분명 나도 변화될 것이다. 어른이 되면 지금 그대로, 아니, 이전의 순수성과 본연 위에 생소한 색을 덮어씌울 것이다. 나는 그것이 두렵다. 그 언젠가 지금의 나를 잃고 또 다른 지금의 내가 되어있을 생각을 하니 시간을 멈추어버리고만 싶다. 본연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과연 있기는 할까. 본연의 나. 훗날의 내가 삶에 도취되어 진정성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